병원소개

초대원장 소개

가난한 환자는 하느님이 내게 주신
선물입니다.

뜻있는 후원인들과 함께 1987년 8월 29일 서울 신림동에서 요셉의원을 창립한 선우 경식(요셉) 원장은 2008년 4월 선종하기 전까지 21년 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과 고락을 함께 하며 병원공동체를 이끌어 왔다.

무료병원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초기부터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무료 병원을 어떻게 운영할 수 있겠나? 3개월 이상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을 듣기도 했으나 선우원장은 이런 어려움을 굳은 의지와 신앙으로 극복하고 모범적인 무료 자선병원의 토대를 만들었다.

가톨릭대 의대 출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서 의학공부를 마친 선우원장은 종합병원 내과 과장으로 있을 때인 1980년대 초 신림동 달동네의 무료 주말진료소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이때 주말진료의 한계를 절감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상설병원 설립의 필요성을 느껴 당시 뜻을 같이 하는 지원단체, 사회사업가, 자원봉사자들과 힘을 합해 병원을 개원하고 원장으로 추대되었다.

선우원장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병을 치료해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의 삶 전체에 연민과 책임을 느꼈다. 배를 곯는 환자에게 ‘약보다는 밥이 먼저’라는 생각에서 직접 병원에서 밥을 지어 나누었고, 이 같은 선우원장의 뜻은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 실시하는 식사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종하기 2년 전 가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준비된 사람’에게 병원을 물려주고 자신은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활공동체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가난한 이들의 자활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신앙적으로는 ‘사막의 은둔자’로 불리는 수도자 샤를르 드 푸코의 영성을 따르는 예수의 작은 형제회 재속회원으로 20여년을 조용히 활동해 온 그는 결혼도 하지 않은 채 무료진료에 헌신하다 2008년 4월 18일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갔다.

‘영등포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선우원장이 선종한 후 정부에서는 그 공로를 기려 2008년 6월 12일 국민훈장 동백장을 추서했다. 요셉의원에서는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선우원장이 생전에 환자를 진료했던 진료실에 작은 공간을 만들어 기념실을 꾸며 놓았다.

요셉의원은 가난한 이들을 향한 설립자의 이 같은 열정과 사랑이 밀알이 되어 지금까지 수많은 봉사자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믿음과 사랑을 바탕으로 한 봉사공동체인 요셉의원은 종교와 국적을 초월하여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과 늘 함께 하면서 이들이 자활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또 다른 목표를 바라보며 묵묵히 나아가고 있다.

“진료비를 한 푼도 낼 수 없는 이들이 다른 어떤 환자들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보물임을 발견한 것도 이 진료실이며, 그런 이유 때문에 지난 세월 진료실을 떠날 수 없었다. 돌이켜보면 이 환자들은 내게는 선물이나 다름없다. 의사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는 무능력한 환자야말로 진정 의사가 필요한 환자가 아닌가?”
(2003년 5월 <착한이웃> 기고문中에서)  

초대원장 선우 경식(요셉)